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제학 학술 단체는 바로 ‘전미경제학회(American Economic Association, AEA)’야. AEA는 연례 총회에서 주요 이슈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올해는 지난 7~8일에 진행했어.

 

이번 핵심 주제는 바로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이었어. 미국 물가가 전년 대비 6~7%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통화·재정정책, 특히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의 수위를 놓고의 수위를 놓고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렸어.

 

우선 통화정책이 너무 느슨해 긴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어 글렌 허버드 콜롬비아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3.9%까지 떨어진 지금 총수요를 낮추는 것 외에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어.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돈 풀기는 효과가 없으며 물가만 자극한다”는 뜻을 강조했어.

 

반면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은 인정하지만 긴축을 너무 과도하게 하면 안 된다는 반론도 있었어.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긴축을 반대하는 정치권의 압력, 자산 시장의 과도한 차입, 금리 인상 시 연방정부 부담 증가, 유동성 문제 등의 제약이 있다고 보았어. 이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과거에 비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았지.

지난 한 해는 부동산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어. 상반기에는 LH 직원 부동산 매입 스캔들, 하반기에는 대장동 게이트가 있었잖아. 근데 사실 이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은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라고 할 수 있어. 1~11월 아파트 가격은 17.6%, 전셋값은 10.3% 상승했지. 퍼센트로 보여주는 수치가 현실로 느끼는 것에 절반도 안 된다는 걸 생각하면 더 큰 걱정을 체감하고 있는 거야.

 

정부는 임대차 3법을 통해서 날뛰는 집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시장을 교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 규제를 통해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기에 오히려 규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지. 결국 시장에 신규·갱신·협상 세 개의 가격이 동시에 존재하는 우스운 상황이 나타났어.

 

게다가 나라 전체는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지.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가 채무가 966조로 증가했어. 이 중 우리는 2025년에 955로 증가하는 적자성 채무를 정말 걱정해야 해. 작년 대비 12.4% 증가한 기업대출은 더 심각한 상황이야. 증가율만 보면 가계대출보다 더욱 높아. 비교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비은행권의 기업대출도 24%가 증가했어.

 

부채 문제가 인플레이션, 그와 관련된 물가 상황인데 금리 상승하고 맞물려서 부담이 굉장히 커졌어. 원인과 결과로 보았을 때 대출은 상당 부분 결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어. 여러 이유로 생기는 문제의 결과를 틀어막기만 해서는 원인이 없어지지 않아. 물가를 틀어막는 스타일의 정책보다는 조금 더 원인에 주력하는 정책을 시도할 필요가 있어.